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에서 동결했다.
적어도 국내에선 금리 인상 기조가 멈칫한 셈이니, 대출금리도 하락할까라는 소비자들의 은근한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오르는 건 억제할 수 있으나, 금리가 내려가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금리가 오를 땐, 대출금리가 왕창 오르고 예적금 금리는 이후 찔끔 오르곤 했다. 이후 과다 경쟁으로 저축은행 건전성이 위험한 신호가 보이자 정부가 과잉경쟁 자제를 요청했고 대출금리는 그대로인데, 예적금 금리는 인하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은행이 예대마진으로 성과급 잔치를 크게 벌이고 여론이 좋지 않자 정부는 대출금리도 낮추라는 요청을 해 시중은행들이 아주 살짝 낮췄다. 진짜 살짝. 그리고 예적금 금리는 불과 얼마 전까지 5%를 보이던 게 지금은 3%대.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은행의 분위기는 대출금리 내리면 돈 벌기 힘들어서 더 내리기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있다.
금리에는 크게 4가지가 있다.
▲기준금리 : 한국은행이 정하며, 미국의 기준금리를 보고 따라간다.
▲시장금리 :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으며, 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다. 예적금 금리와 대출금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산금리 : 은행이 시장금리에 더해 받는 금리다.
▲우대금리 :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금리를 말한다. 예적금에선 금리가 올라가고, 대출금리에선 금리가 빠지게끔 적용된다.
은행이 대출을 해줄 때는 '자금 조달 비용 + 가산금리 -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즉, 은행은 가산금리가 높을수록 돈을 더 많이 번다.
은행은 대출금리를 낮출 수 없는 이유에 대해 크게 2가지를 주장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됐어도,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보이고 있어 한국도 금리 인상 기조가 멈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대출금리를 이미 낮춰서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 기조가 멈췄다고 보기 어려우면서 왜 예금 금리는 쭉쭉 내렸을까 싶다. 대출금리도 굉장히 근소하게 내리고, 작년에 역대급 실적을 냈음에도 돈 벌기 어렵다고 말하는 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정부와 한국은행은 서로 엇박을 내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돈 쓰지 말라고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었는데, 정부는 오히려 예적금 금리와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했었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금통위 회의에서 향후 금리는 3.75%까지 갈 수 있음을 예고했는데 미국은 기준금리를 5~6%까지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 기준금리가 3.75%까지 가더라도 한미 금리 차이는 너무나 크고, 3.75%까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최종금리를 단정적으로 얘기함으로써 긴축 종료 신호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완전히 동결된게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주요국중 가장 먼저 동결한 나라가 됐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기준금리 동결 이후 순매도를 하고 있으며 환율 역시 현재 1,300원을 다시 넘은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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