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법과 n번방 방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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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 & 생활 이야기/경제와 사회

넷플릭스법과 n번방 방지법

by 학식과 구내식당 사이 202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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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넷플릭스 법이라. 정확히 말하면 망 품질 유지법이다.

 통신사 입장은 다음과 같다. 당신들은 우리 통신망을 무료로 쓰는데, 너희 몸집이 커져서 우리는 케이블 설치를 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

 게다가 사람들이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이용해 나오는 수익은 대부분 해외로 빠져나간다. 즉, 세금으로 설치한 통신망을 이용한 수익이 국내로 돌지 않으니 문제가 된다고 보는 것 같다.

 합리적인 의견이 맞지만, 나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통신사 케이블 사업은 정부에서 주는 사업으로 몇 통신사가 독과점을 하고 있다. 정부가 돈 주고 맡긴 사업에다가 앞으로 기술의 발달로 케이블 설치는 어차피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앞으로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 하는 미래 사업가들도 이용료를 낸다고 하면 부담이 커서 사업을 하기 힘들 거다. 지금은 넷플이나 유튜브 같은 공룡기업만 내게 한다고 하는데 그걸 어떻게 믿나 싶음.

 몇 국가에선 통신망 이용료는 내고 있다고 한다. 그 대신 넷플이나 유튜브는 비용 절감을 위해 화질이나 스트리밍 속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그럼 소비자들의 불편함도 크게 증가하겠지. 한마디로 우리가 비싼 요금을 내면서 통신망을 쓰는건 콘텐츠 이용하자고 쓰는 건데, 콘텐츠 사업자들한테 통신망 요금을 내라? 이중요금에 돈 더 벌어먹겠다는 걸로 밖에 안 보인다.

 + 국내 굵직한 기업들은 망 이용료를 내고 있다. 그런데 국내 통신망의 70% 이상이 해외 플랫폼을 사용하는데도 망 이용료를 내고 있지 않다. 또한, 정부가 케이블 사업을 준 것과 지원을 해준 것은 맞으나 결국 설치하고 유지하고 보수하는 비용은 기업이 지불하며 사업을 한다. 즉, 국내 통신사가 부담이 큰 것은 맞고 이것은 자칫하면 오히려 소비자들의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는 캐시 서버를 도입해 트래픽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했으나, 이는 거절 당한 듯 하다. 망 이용료를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했다, 캐시서버 비용만 제공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어쨌든 이 둘이 싸우는 건 소비자에게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앞서 말했듯 기술의 발달로 통신망 품질은 계속 보수 유지되어야 하고, 그건 통신사 의무에 정부가 준 사업이니까 말이다. 아니면 요금제 편하게 낮춰버리게 형편없는 저가 요금제를 개편하던가. 국내 드라마, 영화가 왜 넷플릭스와 함께 하고 싶은지, 왜 인기가 많은지 잘 생각해야 한다. 단순한 자본을 떠나 그들의 전략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걸맞은 대응을 할 필요가 있지. 뭔 다짜고짜 큰 기업 다 통신 이용료 내라고 하는지. 이렇게 호다닥 규제만 하는 건 형편없다. 인터넷기업협회엔 네이버, 카카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이 포함되어있다. 이들이 아예 폐지를 방향으로 법안을 반대하는 것 같지만, 어쨌든 이들이 왜 반대하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 n번방 방지법

 떠들썩했던 사건으로 이를 방지하고자 유통을 막고, 발견 즉시 삭제하라는 등에 내용을 가진 방지법이 발의됐다. 우리나라는 포르노가 아직 불법인 걸로 알고 있다. 다만 대량으로 유통하는 일부 헤비업로더, 웹하드 사이트가 아니면 묵인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어쨌든 잡음이 많지만, 이번 법안으로 포르노를 소비하는 걸 빡세게 처벌하겠다는 게 아니라 엄연한 몰카와 같은 불법 촬영물. 즉, 범죄를 처벌하겠다는 취지로 나온 법이다.

 아니 그래 취지는 좋다. 근데 이러면 SNS 대화를 기업들이 검열해야 한다. 심지어 쌍방 동의 하에 찍었는지 아닌지 어떻게 그걸 감시하며, 전문가들은 국내 법안이라 해외 서비스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 블로그나 카페, 오픈 채팅방 등 공개된 정보만이 관리 대상이라고 한다. 즉, 비공개 정보들인 개인 대화들은 해당사항이 안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관리하지 못했을 때는 매출액에 최대 3% 정도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그 외 성착취 물의 경우 피해자가 성인이면 보거나 저장하는 사람은 처벌받지 못했지만, 이젠 사거나 보거나 저장하는 사람 모두 3년 이하 징역 or 벌금형을 받는다. 최대 징역은 5년에서 7년, 돈이 큰 목적이었다면 무조건 3년 이상 징역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내의 양지화, 해외의 음지화를 더 심화시킨다. 이번에 n번방 사건때도 텔레그램은 협조하지 않았다. 협조 안하고, 텔레그램 본사랑 서버가 어딨는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법이 적용이 안된다. 그러면서 무슨 삭제요청? 이게 무슨 실효성을 가진 법안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모든 웹사이트들에서 성인물을 관리하는 것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최근 방통위는 이 법안에 전문가들과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텔레그램에 적용이 안되는데 왜 n번방 방지법이라는 말에 방통위는 입틀막 하고 "해외 사업자에게도 법이 적용되도록 법제를 정비하겠다"며 "텔레그램에 대해서는 국내외 수사기관과 협조해 규제 집행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만 되풀이했으며, 방통위도 해외 서비스에 대한 실효성은 낮다고 인정했다.

 

 

'n번방 방지법, n번방 못막는다' 방통위의 뜻하지 않은 고백

지난 1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기업들 질의에 내놓은 답변은 ‘n번방 방지법은 n번방 사건을 못 막는다’ 는 실토와 같았다. 포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게임·동영상 업체 등 부가통신��

news.joins.com

 

+ 추가로 해외서비스 실효성을 위해 국내의 대리인을 위임하게 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하겠다고도 한다. 하지만 위에 말했다시피 문제가 된 텔레그램의 경우 연락 자체가 안되고 본사 및 서버가 어딨는지도 모른다. 협조를 안 하면 그만인데 그게 말처럼 쉬울까?

 

 이에 방통위는 정면 반박을 한다.

 

방통위, ‘n번방 방지법’ 중앙일보 보도 놓고 정면 반박 - 미디어오늘

방송통신위원회가 일명 ‘n번방 방지법’에 대해 스스로 무용한 법이라는 점을 고백했다는 중앙일보 기사에 “n번방 법은 무해한 법임과 동시에 반드시 처리되어야 할 꼭 필요한 법”이라며 반

www.mediatoday.co.kr

 “해외 사업자에 집행력을 확보할 수 없으면 모든 국내·외 서비스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를 정부가 방치해야 한다는 뜻인지 의문”이라고 반문한 뒤 “방통위는 이용자 보호의 주무부처로서 불법 정보의 유통을 방지할 책임이 있으며, 해외 뿐 아니라 국내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서도 디지털 성범죄물이 유통되고 있다는 현실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앞으로도 해외사업자에 대한 규제 집행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조사와 행정제재를 실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보기엔 그냥 반박을 못한 셈이다. 우리더러 가만히 있으라는 거냐 그러면! 뭐 어쩌라고! 이렇게밖에 안 보인다. 그래서 뭘 하겠다는 건데?

 

 웹하드에 성착취물 모니터링(2015년)을 의무화한 이후 국내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성착취물은 텔레그램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텔레그램 외 디스코드를 통해 성범죄물을 유포한 사례가 많이 걸렸다. 그리고 다크웹에서 성착취물 수천여 개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 손정우는 징역 1년 6개월 선고받았다. 그래서 지난 27일 날 출소 예정이었다가, 국제자금세탁 혐의로 미국에 인도되기 위한 절차를 밟기 위해 아직 수감 중이라고 한다.

 

 > 하지만 이후 미국에 인도되지 않았다. 참 우습다. 진짜. 이에 대해 고위직이 연루되어 국제 망신당할까 봐 그런 거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래나 저래나 저런 사람이 징역 1년 6개월로 끝이라니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가난으로 달걀 18개를 훔친 사람과 같은 징역형이다.

 

달걀만 훔쳤을 뿐… '징역 18개월' 가혹하다 했는데 - 머니S

한 방송사가 '코로나 장발장'으로 소개한 40대 남성이 상습 누범자이자 보이스피싱 혐의를 받는 다...

moneys.mt.co.kr

 비록 이 사람은 누범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난으로 물건을 지속적으로 훔친 사람의 징역과 다크웹에서 성착취물 수천여 개를 배포하고, 돈을 세탁한 혐의를 받은 사람에 징역이 같다는 게 말이 돼 보이는가?

 무슨 말인지 이제 다 알 거다. 그냥 저 정도로 확실한 악질임이 명백히 증명이 되면 형량을 세게 때릴 생각을 해야지. 왜 저딴 실효성이 의문이 든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생각들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국회랑 방통위가 우리 일했다고 노력했다고 보여주기 식에 불과하다. 정작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고 국내 기업들만 힘 빠지게 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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