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나의 균등 무상감자의 이어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게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제안했다.
만약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할 경우, 매출은 20조로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항공사가 탄생한다. 국내에는 대형 항공사가 사실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두 곳인데, 반독점 체제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공정위가 심사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만큼, 인수합병 시 공정위 심사는 큰 문제없이 통과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게다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할 경우, 그만한 돈이 없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대부분의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사실 합병 시 탄생하는 대형 항공사는 산업은행이 큰 지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실상 국유화 아니냐라는 논란도 없지 않아 있다.
한진가는 이거 때문에 매우 난처한 상황이 됐다. 왜인지 얘기를 살펴보자.
작년. 한진가에 남매인 땅콩 회항의 주인공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반기를 들고일어났다. 경영권 분쟁을 하겠다는 얘기다.
주주총회에선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율이 더 높아 그대로 마무리가 됐었는데, 올초 대한항공이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움을 틈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구성된 3자 연합 (KCGI: 강성부펀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이 한진칼 주식을 조금씩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높이고 있었다.
그리고 상반기 기준으로 3자 연합이 42.75%, 조 회장이 41.3%로 지분율을 역전했고, 현재는 46%, 41%로 알려졌다.
조원태 회장이 난감해하던 차에 산업은행이 대한항공(KAL)에게 아시아나 인수를 제안했는데, 이렇게 되면
대한항공은 유상증자(증자 : 기업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 유상 : 새로 발행한 주식을 돈을 받고 파는 것)를 하고, 이때 산업은행이 주식을 산다. 산업은행을 통해 들어온 자본금으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것이다.
산업은행을 통해 들어오는 자본금은 약 2~3조로 추정되고 있는데, 2조 원을 가정할 경우 산업은행의 지분율은 약 25% 정도가 된다. 기존의 주주들은 지분율이 축소가 된다. 그렇다면 산업은행을 내 편으로 만들면, 조원태 회장은 우호 지분율 50%를 넘기면서 가볍게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이다. + 독점적 대형 항공사를 거느리게 된다. 말 그대로 신의 한 수.
3자 연합은 당연히 반발이 크다. 조금씩 주식을 사서 드디어 지분율을 역전을 한 상태에 12월쯤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었고, 내년 1월에 주주총회를 통해서 경영권을 뺏으려 했던 계획이었다. 딱 두 달 남은 시점에 갑자기 저런 변수라니. 게다가 상대는 산업은행. 즉, 정부의 제안에 반발을 하는 셈이니 이래저래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한진그룹처럼 경영권 분쟁 중에 유상증자를 통한 3자 배정은 법원은 언제나 위법 판단을 내린 판례들이 있다. 단순히 상황으로는 조원태 회장이 유리해 보이지만, 판례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3자 연합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고, 결과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듯하다.
하지만 이 소송이 기각된 경우에도 인수합병은 마냥 쉽지가 않을 것처럼 보인다. 3자 연합은 계속해서 저항을 할 것이며, 한국 외 최소 4개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EU는 그리스의 항공사 합병을 불허한 적이 있다. 심상치 않은 상황 같기는 한데, 관련 종사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멀리 떨어져서 보면 아주 팝콘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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