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였다. 참여한 위원 16명 중 9명이 찬성하였고, 여당은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하였다.
관훈클럽 등 7개 단체, 기자협회 등에 단체뿐만 아니라 국제언론인협회와 세계신문협회까지 이를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모습을 꽤나보였던 정의당도 이번 사안에 대해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언론중재법'을 간단히 말하면
허위 or 조작 보도. 이른바 가짜 뉴스로 피해를 본 사람이 배상을 받고, 보도를 한 언론사는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만들었고 이번에 개정안에서도 처리한 법안이다.
이러한 허위 보도로 인해 재산이나 정신적 피해를 본 사람은 언론사에 손해 본 액수의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또한, 피해를 주기 위해 고의적인 행위나 과실도 처벌을 받는다. 이때 고의가 아니라는 사실은 보도를 한 언론사가 입증을 해야 한다.
그동안 수많은 가짜 뉴스로 인해 피해자만 있고, 처벌이나 책임 없던 언론사들의 행동들을 보았다면, 이 법안을 찬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법안 자체는 좋아 보이나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1. 문제의 핵심은 법안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하며, 규제 범위가 넓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본인들 마음대로 해석을 하여 끼워 맞출 수가 있고, 이는 언론통제가 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2. 일단 허위 보도 기준이 명확하지가 않다. 특정 사안에 대해 다른 시각을 나타낼 수도 있다. 그럴 때 나와 다른 시각을 가진 의견에 대해 허위, 가짜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3. 또한, 그저 정말 순수한 개인의 실수로 기사가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누군가 고의로 한다면 이는 정말 나쁜 행위이지만, 고의인지 개인의 부주의인지 판단하기가 힘들다. 이 역시 누가 혹은 어떻게 판단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4. 고의, 과실에 대한 기준은 취재 과정에서 법의 위반 여부도 기준이 될 수 있다. 만약 잠입, 녹취 등에 취재도 중과실로 여기게 되면 언론의 순기능을 막을 수가 있다.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보도를 요청하거나, 손해배상, 명예훼손 등을 걸 수가 있다. 이미 피해 구제 방법이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이런 법안이 있으면 이중처벌이 된다는 점이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이번 법안에 대해 언론 보도로 인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한 사례가 없다고 보고하였다.
이 점에 대해선 동의하나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다. 피해 구제 방법이 있다는 사실도 나는 이번 기사를 통해 알았는데, 이걸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존재하는 방안이 제대로 기능을 못 하고 있던 게 아닐까 싶다.
법안을 만든 민주당은 비판을 반영하여 수정하여 통과시키기로 했고, 그렇게 강행으로 처리가 되었다. 앞으로 닷새 후 법제사법위원회를 넘어 25일에 본회의 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민주당은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법안이 통과할 확률이 꽤나 유력하다.
참고로 비판을 받아 개정된 내용은
1. 고위공직자·선출직 공무원·대기업 임원은 청구하지 못하게 했다. 언론사를 공격하려는 목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 언론사가 한 잘못은 언론사가 아닌 피해를 주장하는 측이 증명하도록 바꿨다. 언론사가 고의·중과실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증명하게 하는 건 과하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언론중재법에 대해선 크게 피해 구제 강화와 언론 자유 침해의 두 가지 시선이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코로나 관련된 정책들. 백신 수급 문제 왔다 갔다 하는 접종 정책, 거리두기 단계에서의 공평, 형평성 문제, 부동산 문제, 지속적인 군부대 문제에 대한 지지부진한 수사 등 최근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만큼 이번 법안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는 힘든 것 같다.
그리고 현재 언론중재법은 9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다시 다루기로 했다. 앞서 야당과 언론 단체의 반발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양당의 의견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일단 앞서 얘기했듯이 언론을 입맛대로 다룰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 본인과 반대되는 의견은 다름이 아닌 가짜라고 단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짜뉴스들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언론중재법보다 강력 범죄, 경제사범 등에 대한 처벌과 민식이법에 대한 악용과 감성과 표심을 이용해 만든 허술한 법에 대한 얘기들을 다뤄야 하는데, 이에 대한 얘기는 없다. 항상 음주운전이나 강력범죄 처벌이 낮거나 화물차 위험 등에 대한 얘기는 정말 n년 간 매번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이를 다루진 않는다.
헌데 아무도 하라고 했던 법이 아닌 언론중재법은 이렇게 빨리 처리하려고 한다. 그리고 정말 8월 31일 처리가 될 뻔하다가 강한 반발로 미루어졌다. 국회가 원하면 법은 얼마든지 빠르게 만들 수 있고, 이에 대한 논의도 충분히 이루어 질 수 있다.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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