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노 면접 후기 / 다노 1차 면접, 2차 면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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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 & 생활 이야기/배움과 문화, 구입 후기

다노 면접 후기 / 다노 1차 면접, 2차 면접 후기

by 학식과 구내식당 사이 2020.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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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노의 관심을 가진 후, 고민하고 알아본 후에 서류와 1, 2차 면접까지 갔다 오며 느낀 점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역시 주관적인 의견이 있으니 참고만 했으면 좋겠고, 2차 면접에서 지나친 긴장으로 뻘소리를 하고 나오는 바람에 탈락했음을 미리 얘기한다. 가고 싶던 곳이기에 지금도 뻘소리를 한 나한테 당시 화가 났었다. 지금은 많은 피드백이 되었다.

 

 당시엔 다노 절대 안 먹어!!!!!  했지만, 식단 조절을 하고 있는 요즘 다노에서 도시락과 브라우니를 샀다. 내가 서류를 지원했을 당시엔 19년 12월, 1차 면접은 크리스마스 이브날 봤다. 2차 면접은 20년 1월 초에.

 나는 다노를 지인이 다노샵에서 식단조절을 위해 식품을 사서 알게 됐었다. 근데 어떤 기업인지가 아니라 그냥 단순히 인지만 한 상태였다. 타기업 인적성검사에서 우두두 떨어지던 와중에 기관에서 워라벨이 잘 지켜진다는 기업들을 선정했다는 게시물을 보게 됐고, 거기에 다노가 있었다.

 그래서 다노가 어떻게 탄생했고, 무슨 일을 해왔는지 서칭했다. 다노는 건강이라는 가치를 두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 했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겪은 경험 때문에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건강의 중요성을 몸소 느낄 때였고, 이 외에도 지금껏 살아오면서 건강을 챙김으로써 외모적인 자신감, 내면적인 자존감이 올라간다는 걸 많이 봐왔기에, 이들에 메시지에 공감이 갔다. 또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어 하는 곳에서 일한다는 것은 나 역시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앞당기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얘기였고, 나는 그러고 싶었다.

 그리고 어떤 누군가는 지나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오픈된 소통을 지향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완벽히 수평적인 구조를 가진 기업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규모가 커질수록 확실한 체계가 필요하게 되고, 체계 속에서 그 문화를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지향해도, 경영진이 선택하는 과정에서 일부 구성원들은 수직적이라 느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다른 의견이 이미 결정됐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생각을 열린 마음으로 한 번쯤은 경청을 하고, 진지하게 그들의 의견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장하고 있던 다노는 그런 행동을 지향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타부서와 얘기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도 있었던 것이 좋았다. 이는 분명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르는 분야와 생각을 알게 되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1차 면접 때도 얘기했지만, 나는 커피를 마시다가, 어쩌다 가끔 지구 반대편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커피콩을 딴 노동자들을 생각한다. 우리는 그들을 안타깝다고 하지만 커피를 마실 때 그런 생각은 안중에도 없어지는 인간의 아이러니함과 느껴지는 고마움과 자책감과 같은 생각.

 누군가는 분명히 쓸모없는 생각을 한다고 말하며, 그래서 그런 생각이 너한테 도움되는 게 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나 역시 전에는 내가 이상한 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이런 생각들이 인간이 더욱 인간다워질 수 있는 어떠한 하나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모이는 와중에 누군가는 나름의 방법으로 애를 쓰고, 누군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선에서 움직인다. 움직임은 근원에서, 성장은 움직임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뭐 어쨌든 다노가 이런 생각까지 소통하는지는 다니지 않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다노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문화, 성장하고 있음에도 본질을 잃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과 사업 등을 보며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겠거니와 했고, 나 역시 같이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라벨이 지켜지는 대신, 업무 강도도 빡세다는 데 난 그 점도 꽤 맘에 들었다. 싹 빡 딱 어?! 막 이런 거

 

 

 그러던 중 마침 상시채용으로 신입으로도 지원할 수 있는 CX어드바이저 직무가 있었다. (하지만 경력우대라고 쓰여있었다,,눈물 쓰윽)

 

 나는 공학도인데 완전 결이 다른 직무를 지원했던건 여러 이유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공학쪽에 발을 담그고 있다.

 

 아무튼 내가 지원할 때는 마이다노와 다노샵 두 개로 분류되어 공고가 올라와 있었다. 나는 특정 이유로 마이다노 서비스로 지원했었는데, 1차 면접 때 얘기를 나눠보니, 원래 두 부서로 나누어져 있었지만, 통합되어 하나의 부서로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채용공고도 하나로 통합돼 수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력서 제출은 자유양식이나 이메일 제출이 아닌, 구글폼에 기재된 질문사항들을 적어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받아보거나 보지 못한 질문들도 있어서 생각을 정말 오래 했다.

 2주 내 연락 준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일주일 안에 전화가 왔다. 4~5일 뒤에 면접 일정을 잡았고, 시간에 맞춰 다노에 찾아갔다. 1층이 카페라 되게 신기했다. 좀 일찍 도착했는데, 들어가면 뻘쭘할까 봐 찬바람 맞으며 돌아다니다가 10분 전에 들어갔다.

 카페에 들어가서 면접 보러왔다고 하면, 카페 직원분께서 음료 하나를 공짜로 제공해주신다. 그 후 인사팀에 전화하면, 곧 담당자분이 내려와 안내해준다. 계단을 타고 쭉 올라가면 왼쪽에 정신과 시간의 방처럼 통유리에 조그마한 방들이 있다. 그 방 중 한 곳에서 약 1시간 가량 면접이 진행된다.

 1차 면접은 직무적성 면접으로 나와 같이 일하게 될 실무자들과 인터뷰를 2:1로 진행하게 된다. 직급이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팀장님과 매니저님으로 기억한다. 간단한 인사와 내 자기소개를 한 후 본격적인 인터뷰가 진행된다. 한 분은 직무 인터뷰에서 봤던 분이라 신기했다.(나만 알겠지만) 어쨌든 나에 대한 기록을 적기 때문에 노트북으로 타이핑을 하며 진행되는 데 이 점은 미리 양해를 구하셨다. 면접은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지원동기와 본인의 생각, 왜 이 직무인지, 목표 등을 물어보는 데 ‘왜’라는 초점을 중심으로 꼬리 질문이 진행된다. 굉장히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데, 준비했던 질문들이 꽤 나와서 잘 대답할 수 있었다. 아 참고로 나는 남자라 여자고객들을 잘 응대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도 나왔었고, 사적으로 느껴질 만한 질문도 나왔었다. 하지만 굉장히 예의가 바르셨고, 내 말에 공감하고 있다는 게, 내 자소서를 봤다는 게 느껴졌다. 더 가고 싶었다.

 하지만 잘 봤다고 가는 게 아니니까.. 완벽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내 할 말은 한 것 같아 후회는 없다는 생각으로 나왔다. 한강에 갔다가 영등포역으로 돌아가는 도중, 다모임 연남동에서 게릴라 한다는 거보고 버스에서 뛰쳐 내려서 연남동으로 택시 타고 후다닥 달려갔다. 헤헤 빠끄

 

 1차 면접 발표는 일주일 뒤에 알려준다고 했다. 처음엔 별생각 없었는데, 일주일이 다가올수록 엄청 쫄렸다. 괜히 채용공고 다시 확인해보고, CX어드바이저 채용공고 하나 사라져서 난 가?? 난 가??! 오 나인 건가?! 했는데 알고 보니 그냥 통합된다고 얘기했던 게 진짜로 통합된 거였다. 그리고 사람인에도 갑자기 정식으로 채용공고 올라가고 해서 아주 혼자서 롤러코스터 타면서 김칫국 마시고 뱉고 그랬음.

 으으 일주일이 딱 지난날 전화가 왔다. 메일이 아닌 전화가 온 것을 보고 나는 직감했다. 올 것이 왔군. 후훗 여보세요,,?.. 1차 면접 합격이었다. 2차 면접은 사흘 뒤였다. 사실 1차 면접이 될지 안 될지 확신하지도 못했었고, 다른 개인적인 스케줄들이 있어서 준비는 상당히 빠듯했다.

 

 

 2차 면접 전날 밤엔 잠을 잘 못 잤다. 계속 준비한 멘트를 웅얼거리다 잠들었다. 이번 면접은 1차보다 좀 더 이른 시간이었다. 마찬가지로 서성이다 들어갔다. 생각보다 근자감이 있는 나지만, 진짜로 입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엄청 긴장됐고, 급위축됐다. 1층 카페에 들어가니, 몇몇 분이 노트북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왠지 다노 직원분들 같았다. 그리고 이상하게 처음 왔을 때보다 날 알아보시고 더 환하게 웃었던 카페 직원분께 음료 하나 받고 나서 빨대 꽂는데, 1층에 내려왔던 다노 직원분과 눈이 마주쳤다. 인사를 먼저 하시길래 나도 엉겁결에 인사. 왠지 모를 급긴장감 제곱(?)

 다시 테이블에 가서 앉아있는데, 1층에서 회의가 있는지 직원들이 와다다다 내려왔다. 그리고 갑자기 앞 테이블에 있던 분이 벌떡 일어나더니 본인이 인사 담당자며 인사를 나누고 올라가자고 한다. 헉! 긴장된 상태에서 4층으로 올라갔다. 마찬가지로 통 유리방에 들어갔는데, 문에 내 이름이 쓰여 있었다. 아 긴장돼서 넋이 나갈 뻔했다. 그 상태로 들어가니 당연히 말이 잘 나올 리가 없지. 코쓱

 2차 면접은 다노의 공동대표 두 분 중에 여자 대표님과 날 인솔해준 인사팀 직원분으로 2:1로 역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간단한 서로의 자기소개를 마친 뒤 인터뷰가 진행된다. 이때 운동인지 회의를 하다온건지, 대표님은 레깅스와 운동복을 입은 상태로 오셔서 바로 면접을 진행했다.

 첫 질문부터 두 번째 와보니 회사가 어떤 것 같냐고 물어봤는데, 사실 나는 그때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추상적이지만 따뜻한 것 같다며, 올라오며 사무실을 보니 열정이 느껴지는 등 뻘소리를 1차 시전한다;; 그냥 긴장을 풀기 위한 질문이었겠지만, 첫 스텝부터 꼬였다.

 

 2차 면접은 1차 면접과 달리 이 사람이 우리와 맞는 사람일까를 좀 더 심층적으로 대표가 직접 나서서 확인하는 느낌이었다. 참고로 인사팀 직원분은 내게 질문하지 않았고, 대표님만 질문을 계속했다. 어떻게 알게 됐는지 및 지원동기와 N년 뒤 무엇을 하고 있을지,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개인적인 목표 등을 물어봤다. 여기서 내가 뻘소리 잔치를 한 것 같다. 회사와 연관된 나의 목표가 아닌 진짜로 그냥 내가 해보고 싶던 일 중 하나를 말해버렸고, (여긴 만담 자리가 아니란 말이야,,,)

 나는 업무를 통해 함께 성장하고,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데 함께 하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일만 하는 삶은 결국 자신을 좌초시킬 것 같아 워라벨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등등에 커리어적으로도 많은 나만의 생각이 있었는데, 다른 얘기를 해버리고 말았고, 말을 하긴 했는데 음 어 등 딴소리들을 시전했다. 차라리 그냥 1차 때 했던 말을 똑같이 재현하는 게 더 나았을 지경.

 그리고 나는 인턴 및 직장 경력이 없다. 서비스직, 고객지원 관리에서 파트타이머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경력으로 쳐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기에 관련된 질문들이 나올지 몰랐다. 이 점은 나의 부족함이라 생각한다.

 규모가 있는 곳에서 파트타이머의 일하는 시간과 권한은 적었기 때문에 무언가 능동적으로 취할 수 있는 액션이나 접촉할 수 있는 직원이 적은 데, 이와 관련된 질문과 같이 일했던 동료들과 관련된 질문이 나와서 당황했다. 혹시 내가 직원으로 일했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자소서를 검토하셨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 부분은 나의 준비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면 나는 그 와중 능동적으로 취했던 액션들이 아예 없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여기에 관련된 대답은 다 입으로 똥 싼거나 다름없음.

 관련 직무 서적에 관한 질문에 관해서도 망했다. 직무와 관련된 기억에 남는 서적이 있냐는 식에 질문이었다.나는 사실 고객지원 직무 수행을 위한 서적을 거의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런 책이 잘 셀링되는 것도 못 봤다. 공대생이지만, 예전에 소비자론을 수강하며 읽은 책과 CS 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정도?? 하지만 사실 엄청난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공부할 때는 꽤 흥미롭기도 했지만, '역지사지 마인드와 효율성 증대를 위해 노력해야함.' 을 장황하게 늘려놓은 느낌이라 별로였다. 차라리 대학내일 서적이나 트랜드 코리아 등에 마케팅 관련 서적이 도움됐다. 트랜드에 따라 사람들의 심리가 바뀐다. 이는 니즈가 바뀌고, 그에 따라 선호하는 서비스도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은 이미 자신이 있었다.

 또한, 고객과의 접점의 중요성은 매거진B를 통해 많이 알게 됐었다. 매거진B는 단순한 잡지가 아닌 160페이지 전체가 빼곡히 브랜드 하나의 스토리를 다룬다. 고객지원 관련 서적보다 브랜딩을 해온 스토리를 통째로 담은 서적이나, 몸으로 부딪혀온 파트타이머로서의 현장 경험은 충분히 직무 전문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설명 부족은 물론이요, 매거진B 외 다른 서적은 없냐는 질문으로 이어진거라 당황했다. 당황과 넋이 나간 상태 등으로 고개를 떨구며 소비자론을 수강한 적이 있다고만 했다. 아 평소에 난 내 생각을 말하는 데 자신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 날은 멍청한 나 ㅋㅋ 준비가 덜 된 모습을 보이고만 나 ㅋㅋㅋㅋ ㅠㅠ

 그냥 나는 고민과 걱정을 덜했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1차 때 잘봤다는 생각에 준비를 덜 했고, 반성이 필요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탈락 메일을 받았다.

 

 끝까지 기업 이미지가 굉장히 좋았던 곳이라 기억이 생생하다. 특히 1차 면접 때 본 실무자분들과 얘기를 나눌 때 매우 편했고 재밌었다. 한번 더 나눠보고 싶을 정도. 물론 지금은 CX쪽과 거리가 먼 진로기 때문에 지원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얼마나 창피한 대답을 했을지를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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