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 이유, 자회사 상장은 마냥 좋은 이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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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 & 생활 이야기/경제와 사회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 이유, 자회사 상장은 마냥 좋은 이슈일까?

by 학식과 구내식당 사이 2022.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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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 끝나고, 2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라는 대어가 공모가 잡혀있었다.

 

 하지만 국내 증시 불안 + HDC현대산업개발의 연이은 아파트 붕괴사고로 건설주 전반 투자 심리 악화

 -> 1월 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00대 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희망공모가 하단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았다.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엄연히 말하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 계열사지만, 현대산업개발은 현대 계열사가 아니다.

 

1. 현대엔지니어링 -> 현 힐스테이트 구 엠코타운 아파트를 지음. 힐스테이트 광교가 대표적

 

2. 현대건설 -> 힐스테이트, 디에이치 아파트를 지음.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같은 '힐스테이트'를 쓰는 이유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에 매년 브랜드 사용료(로열티)를 지불하며 사용하는 것뿐임.

 

3. HDC현대산업개발 -> 시티오씨엘, 아이파크 아파트를 지음. 

 

 즉, 현대산업개발과 현대엔지니어링은 다른 아파트를 지으며 계열사 관계도 아니다. 그럼에도 현 상황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회사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는 판단하에 상장을 철회한 것이다.

 

 


 

 자회사 상장과 공모주. 과연 좋기만 한 것일까?

 

 이전에는 굵직한 대기업의 계열사가 상장하는 것이 반가운 일이었다. 공모주를 통해 많은 개미들이 소소하게 용돈을 벌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시드가 많은 개미일수록 용돈을 많이 벌 확률은 컸다.

 

 하지만 지나친 자회사 상장은 결국 소액주주들에게 피해가 커지고,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 가장 큰 예시가 문어발식으로 자회사를 상장했던 카카오와 물적분할을 먼저 한 뒤에 갑자기 상장을 시켜버린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이다.

 

 

 피해가 가는 이유는 모회사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 이는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 증시만의 독특한 현상이기도 하다.

 

 작년과 연초 미국 증시가 신고가 행진을 하는 동안 한국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으로도 꼽힌다. 사업체는 한 곳인데 두 곳의 상장사에서 가치가 매겨지는 이른바 '더블카운팅'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에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라는 회사가 가진 큰 투자 매력 포인트였다. 하지만 이 두 사업만 별도로 물적분할을 한 뒤에 자회사로 만든 뒤 이를 증시에 상장한다면?

 

-> 특정 사업 부문(카카오뱅크)이 두 곳의 기업(카카오, 카카오뱅크)을 통해 동시에 평가받게 된다. 이때 '더블카운팅(중복계산)'이 발생하며 자회사를 품고 있던 모회사의 가치 하락이 발생한다. 이 경우 카카오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때 모회사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지주사 할인’의 영향이라고도 한다. '지주사 할인'은 모·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면 이론상 값어치 훨씬 아래에서 주가가 형성되는 것을 뜻한다.

 

 자회사가 상장한 뒤 모회사의 기업 가치가 건재하려면 기업이 가진 가치가 주식까지 전달돼야 한다. 한 마디로 주가 하락이 있으면 안 되는데, 위와 같은 이유들로 모회사의 가치는 하락한다.

 

 


 

 

 대주주의 입장에서는 자회사 상장으로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모회사로 이미 투자금을 가지고 있는데, 특정 사업을 물적분할로 자회사를 만든 뒤 상장하면 공모를 통해 기관과 소액 투자자들을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꽁으로 먹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절대적 다수인 일반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겪게 된다. 특정 핵심 사업을 분할해도 기존 모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은 자회사의 지분을 1도 못 받는 것 역시 구조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해외사례는 어떨까?

 

 모회사 자회사의 동시 상장은 해외에서는 찾기 어렵다. 단순 주가 하락의 리스크뿐만 아니라 모회사 주주들의 의결권이 축소될 가능성이 발생한다. 미국 외 해외 다수 국가에선 이를 막고자 제도장치가 마련돼 자회사 상장이 드물다. *만약 분할을 하게 되면 인적분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예로 미국 IT기업 알파벳을 예로 들 수가 있다. 알파벳은 구글, 유튜브 등의 자회사를 가지고 있지만 상장하지 않는다. 즉, 알파벳의 주식을 거래하는 것이 곧 구글 주식을 거래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오직 회사의 이익에만 충실하면 되고 소액주주의 이익까지 충분하게 고려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는 법 해석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는 개미들이 미국 주식을 눈여겨보는 이유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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